3.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군락이란 무엇인가

(1)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군락의 조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군락의 조건으로서 다음의 3가지를 들 수 있다.
①식물 생리면에 있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 - 입지 조건에 적합하며 순조롭게 생육하는 것. 즉, 생육상태, 형상 등이 주변의 자연 숲과 유사한 것이다.
②생태면에 있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 - 군락형태, 종류구성, 계층구조, 동·식물의 다양성 등이 주변 자연 숲과 유사한 것이다.
③식물이 가지는 기능면에 있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 - 삼림이 갖고 있는 기능, 예를 들면, 물순환 조절기능, 토사유출 억제기능, 환경개선기능, 산지보전기능(식물체의 지하부 전체의 긴박력), 유기물 순환기능 등이 자연삼림과 유사한 것이다.

더불어 이상의 기본적인 3가지면에 있어서 조화를 이루면, 군락의 형태, 군락의 구성 등이 주변의 자연경관과 유사하게 되어 경관면에 있어도 조화를 이루게 된다.

(2) 방재적으로 강한 군락과 약한 군락
 여기에서는 식물체 근계의 발달을 중심으로 하는 자연형성의 메카니즘의 일례를 소개하여 방재적으로 강한 군락을 조성하는 녹화기술의 확립에 대해 기초적인 자료를 제공한다.

1) 초본식물과 목본식물의 식물체 근계의 차이
  ⅰ) 초본식물
 경사면상에 있어서의 초본식물의 근계는 중력방향으로부터 계곡방향을 향해 밑으로 자라 경사면 구배가 바뀌어도 경사면의 윗쪽이나 안쪽으로는 거의 자라지 않는다. 이 때문에 경사가 급하면 급할수록 근계는 가늘어진다. 이 현상은 경사면의 토양이 부드러워 근계의 침입이 가능한 기반이라 할지라도 동일하다. 즉, 초본식물의 근계는 경사면 구배가 급할수록 입체적인 구조로부터 평면적인 구조로 바뀐다고 생각해도 좋다. 이로부터 급구배 경사면에 초본식물을 도입할 경우, 근계의 앞부분에 부드러운 풍화토층이 생겨도 이 풍화토층 안에 근계가 침입하지 않기 때문에 경사면상에 풍화토층을 고정시키는 것은 어렵게 된다.

 이와 같이 초본식물의 근계는 경사면이 급할수록 또는, 풍화토층이 두꺼워질수록 토층을 고정하는 기능이 저하하여 급사면상에 초본식물의 단순한 군락을 만드는 것은 방재상 지극히 위험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그림 1:초본식물 근계의 전체형태).

    

그림 1. 초본식물의 근계의 전체형태
근계의 전체는 중력 방향보다 산골짜기 방향을 향하여 자란다.

 다음으로 초본식물 근계의 인발강도는 목본식물에 비해 극히 약하다. 또한, 초본식물을 밀생시키면 경사면 전체의 강도가 저하되어 경사면이 무너지기 쉽다. 이것은 초본식물 근계는 짧고 땅 속 깊이 침입하지 않기 때문이다. 초본식물의 근계는 깊은 것에서도 30㎝정도 밖에 자라지 않기 때문에 지표면으로의 침입은 극히 적어 풍화토층과 지표면을 연결하는 힘이 약하다. 비록 지표면에 식물체의 근계가 침입해도 식물체의 근계의 말뚝작용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또한, 초본식물의 근계는 땅 속에 수분이 많으면 그 긴박력이 현저하게 저하된다. 토양 수분이 높아지면 토양입자와 식물체 근계의 마찰력이 현저하게 감소하기 때문에 초본식물의 인발강도는 극단적으로 저하한다.

또한, 초본식물의 근계는 강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토양과의 마찰저항이 작다. 경사면의 훼손은 강수 등에 의해서 토양수분이 높아졌을 때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초본식물의 근계는 이를 방지하는 힘이 매우 작다고 생각해도 좋다.

 그밖에 초본식물은 조기에 쇠퇴되어 식물체의 근계가 빈약하게 된다. 초본식물은 도입 후 조기에 쇠퇴가 생겨 이 때 식물체의 근계도 쇠퇴하므로 근계의 토양 긴박력이 현저하게 저하된다. 풍화토층은 초본식물에 의해 어느 정도 두껍게 형성되지만 근계의 긴박력이 저하되면 토층이 불안정하게 되어 경사면이 훼손된다.

  ⅱ) 목본식물
 목본식물의 근계는 초본식물과 완전히 다른 형태를 나타낸다. 목본식물의 근계는 경사면의 구배에 의해 바뀌어 경사면이 급하면 급할수록 자라나는 근계가 많아진다. 또한, 식물체의 근계 앞쪽에 풍화토층이 생기면 목본식물의 근계는 풍화토층 안에 자라 풍화토층을 긴박화 시킨다. 즉, 풍화토층의 전단강도를 현저하게 높이는 작용을 한다. 이는 확실히「살아있는 보강토공」이다. 이에 의해 목본식물의 군락은 무너지기 어렵고 풍화토층이 생겨도 그것을 경사면상에 고정시키는 힘이 강해지는 것이다(그림 2:목본식물의 근계모습, 그림 3:경사면 구배와 근계형태의 변화)

 

그림 2. 목본식물의 식물체의 지하부분 전체 형태
직근(直根)은 중력방향으로 자라며 측근(側根)은 경사면의 산쪽으로 자란다.

 

 

 

 

 

 

 

그림 3. 경사면 구배와 근계의 변화
경사면이 급할수록 근계는 산쪽을 향하여 자란다.

 

 다음으로, 목본식물 근계의 인발저항력은 초본식물과 비교하여 매우 강하다. 이는 목본식물 근계의 뒤엉킴에 의한 그물망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또한, 근계가 굵고 길기 때문에 토층에 깊게 침입하여 표면과 풍화토층을 유효히 연결한다. 게다가 항근(抗根)의 작용에 의해 풍화토층을 경사면상에 고정하는 힘이 크다.

 그 밖에 목본식물의 근계는 땅 속 수분이 포화 상태일 지라도 인발저항력이 초본식물에 비해 매우 높다. 이는 식물체 근계의 강성(剛性), 굵기, 길이, 침입성에 기인하고 있다.

2) 식재목과 파종목의 근계형태 상의 차이
 목본식물의 도입은 일반적으로 식재에 의한 것이 많지만 식재목은 파종목에 비해 근계의 발달이 불량하므로 방재적으로 불안정한 군락이 되기 쉽다. 특히 경질지나 표토가 없는 급경사면에 식재할 경우, 수목 상호간의 근계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상태가 되어 좋지 않고, 태풍이나 건조에 약한 군락이 되기 쉽다. 지금까지의 현상에 근거하여 다음과 같은 실험결과를 도출하였다.

① 식재목은 주근(主根)이 소멸해 쓰러지기 쉬운 형태가 된다
 식재목의 근계는 수는 많지만 가늘고 짧다. 또한, 토양경도 25mm(山中 토양경도계 지수) 이상의 딱딱한 토양에서는 식재목의 주근은 소멸하여 쓰러지기 쉬운 근계의 형태가 된다. 이에 대하여 파종목의 근계는 수는 적지만 굵고 길다. 그리고, 토양이 딱딱해도 지상부를 지탱하는 지지뿌리가 발달하여 길게 자란다(그림 4:식재목 근계의 형태, 그림 5:파종목 근계의 형태)

그림 4. 식재목 근계의 형태
식재목 근계는 가늘고 짧으며 수가 많다. 또한, 주근(主根)이 소멸하게 된다.

② 식재목은 건조하고 훼손되기 쉽다
 식재목은 지상부에 비해 지하부의 비율이 적다. 특히, 토양이 딱딱하면 지하부가 차지하는 비율이 현저하게 감소한다. 또한, 식재목 근계의 신장 범위는 파종목에 비해 매우 좁다. 이 때문에 식재목은 건조하여 고사하기 쉽다. 이에 비해 파종목은 지하부가 지상부 보다 왕성하게 자라 토양이 딱딱할수록 또한, 입지조건이 나빠질수록 지하부가 차지하는 비율이 커진다.

그림 5. 파종목 근계의 형태
파종목의 근계는 수가 적고 굵으며 길다. 또한, 주근(主根)이 소멸되지 않는다.

③ 식재목은 토양 긴박력, 붕괴 억제력이 작다
 식재목은 주의의 나무와 근계의 뒤엉킴이 적고 근계의 강한 유기적 결합이 보여지지 않는다. 이 결과, 주의의 나무와의 중간부에 토양 전단력이 현저하게 약한 부분이 발생한다. 즉, 식재로 도입된 군락은 식물체가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자연의 군락구조와 매우 달라 수목의 집합체에 가까운 상태가 된다. 인공 식재숲이 무너지고 쉬운 것은 근계의 뒤엉킴이 적기 때문이라 사료된다(그림 6:파종목과 식재목과의 근계구조의 차이).

그림 6. 파종나무와 식재나무와의 근계의 차이

파종목;식물체 근계의 뒤엉킴이 많고 굵으며 수가 적다. 주근이 깊게 자란다. 또한, 그물망 효과가 크다.
식재목;식물체 근계의 뒤엉킴이 적고 가늘며 수가 많다. 주근이 소실되며 그물망 효과가 작다.

 이에 대하여 파종목은 주변나무와의 근계의 뒤엉킴이 많기 때문에 붕괴억제에 대한 「그물망 효과」가 크다. 또한, 근계가 토층에 침입하여 발달하기 때문에 토층의 붕괴억제에 대한 항근(抗根)의 작용이 크게 나타난다. 즉, 파종목은 붕괴억제력(토양 보전력, 토양 긴박력)이 해마다 높아져 재해에 대한 저항력도 해마다 증가한다.

④ 식재목에는 영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파종에 의해 성립된 군락은 자연적으로 도태되기 어렵고 외압에 대한 군락 전체의 저항력이 해마다 강해진다. 이에 대하여 식재숲은 자연도태가 쉽게 발생하고 방치하면 숲전체가 바람이나 눈 등에 의해 약해지게 된다. 이 때문에 인공 식재숲은 영속적으로 인위적인 밀도있는 관리가 필요하다.

⑤ 식재는 기반의 풍화를 부분적으로 재촉하여 잦은 붕괴를 유발한다
 식재가능한 구멍을 파거나 기반에 계단을 자르면 빗물이 지중(地中)에 침투해 기반의 풍화를 촉진시킨다. 즉, 식재는 붕괴를 재촉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이에 대하여 파종공을 시공할 경우, 식생기재(植生基材)와 근계에서 기반을 피복하므로 기반의 풍화가 억제된다(그림 7:식생도입 방법에 의한 기반풍화의 차이).

그림 7. 식생도입 방법에 의한 기반풍화의 차이
식재공은 기반의 풍화를 촉진한다. 파종공은 기반의 풍화를 억제한다.

 

 이상의 내용으로부터 황폐지의 식생회복에 있어서는 자연림에 가까운 기능을 가진 군락 구조의 조성이 중요하며 자연림과 유사한 근계구조로 만들기 쉬운 파종공을 시공의 기본으로 하여, 이를 식재공으로 보강하는 수법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즉,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녹의 창출」에는 보다 자연과 유사한 기능을 갖는 녹의 조성이 필요하며, 거기에 보다 자연과 유사한 재생방법인「파종공」을 기본으로 하여 식재공을 보조하는 방식의 가치관이 필요하다.

 또한, 파종공은 식재공과 비교하여 다음과 같은 점에서도 우수하다. 시공의 안전성이 뛰어나다는 점, 시공시기가 제한되지 않고 연중 시공이 가능한 점, 광대한 면적을 대상으로 할 경우에 적절하다는 점, 시공 능률이 높다는 점, 두꺼운 객토를 필요로 하지 않고 생육기반의 조성·유지경비가 적게 든다는 점, 시공 후 유지·관리가 적다는 점, 급구배 경사면이나 무토양 암석지에 대해서도 시공이 용이한 점 등이다.